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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화에 커지는 ‘간병 지옥’ 극복 나선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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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간병 지옥’으로 불릴 정도로 커지는 사적 간병 부담을 덜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 마련됐다. 병원에서 간호사가 간병까지 모두 맡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가 중증 환자 등까지 확대되고, 의료 필요도가 높은 요양병원 입원 환자에게는 간병비를 지원하는 시범사업이 내년부터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21일 당·정 협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 간병비 부담 경감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고령화에 따라 국민들의 간병 부담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판단하에 이뤄졌다. 사적 간병비 부담은 지속해서 늘어나 최근 10조원을 넘어섰다는 추계도 나올 정도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대선 공약으로 간병비를 절반으로 낮추겠다며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확대,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등의 공약을 제시하는 등 강조해 온 내용이다. 당선 후로는 이를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경감방안을 지속 검토해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간병 부담은 ‘간병 지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간병 서비스 체계를 종합적으로 구축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방안으로 우선 현재 경증 환자를 수용하는 병동을 중심으로 진행돼 온 간호·간병 통합병동 서비스를 중증 환자까지 확대된다. 중증 수술환자, 치매·섬망 환자 등 중증도와 간병 요구도가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중증 환자 전담 병실이 도입된다. 간호사 1인당 환자 4명 등의 인력 기준을 설정하고 우선 상급종합병원 45개소와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30개소에 우선 도입된다.

서비스 확대를 위해 중증도가 높은 환자가 많은 병원일수록 간호 인력을 더 많이 배치하고, 의료기관과 간호인력이 받는 보상도 더 늘리는 등의 보상 제도도 도입된다. 중증 환자 비율이 높은 종합병원은 간호사 1명이 환자 5명을 간호하는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인력배치기준을 적용하고, 긴급한 결원 인력을 대체하기 위한 ‘대체 간호사’를 2개 병동당 1병씩 지원한다. 또한 간호조무사의 경우 현재의 10개 병실당 1명 배치에서 3개 병실당 1명으로 기준을 높여 배치 인력을 3.3배 늘릴 예정이다.

의료기관의 참여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성과평가 인센티브 지표 중 병상 참여율을 35%까지 끌어올리고, 지방 종합병원 및 국립대병원은 3년간 간호사 1인당 월 30만원을 지원하는 방안까지 도입된다.

그동안 수도권과 상급종합병원 쏠림 우려로 인해 최대 4개 병동이었던 상급종합병원의 간호·간병 통합병동 개설 제한이 비수도권은 2026년부터 전면 제한이 철폐된다. 다만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은 여전히 쏠림 우려가 있다고 보고 6개 병동까지만 허용한다.

임감성 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환자의 경우 1인당 사적 간병비가 5분의 1로 줄어들어 상급종합병원으로 입원하고자 하는 경제적 유인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며 “이 같은 우려를 보완할 수 있는 대책에 대해 면밀한 평가·모니터링을 주기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간병비가 지나치게 사적 보험에만 의존하면서 계속해서 제기돼 온 공적 보험을 통한 간병비 지원은 요양병원부터 시행된다. 내년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10개 병원을 대상으로 1차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2027년부터는 본 사업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간병비를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만큼 대상 병원·환자는 엄격히 제한할 예정이다. 환자는 외부기관의 판정을 거쳐 의료 필요도와 간병 필요도가 모두 높은 이에만 지원이 이뤄지고, 병원도 의료 필요도 수준이 높은 환자가 많은 기관만 지원 대상이 된다. 임 과장은 “입원이 필요한 의료 ‘최고도’와 ‘고도’ 환자를 주로 입원 치료 하는 병원”으로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병원만 지원한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간병의 사각지대였던 퇴원 후 환자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료·간호·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간병인력 공급기관 관리기준을 마련하고 등록제를 도입해 서비스 품질을 높일 예정이다.

간병·돌봄 로봇도 개발해 복지·경제 간 선순환 구조를 창출할 예정이다. 현재 450억원을 투자해 연구·개발(R&D)을 지원 중으로 이를 통해 배설·이동··목욕·식사·욕창 예방 등을 돕는 로봇을 개발할 예정이다. 로봇을 노인이 많은 임대주택에 배치하는 등 사회서비스 연계모형과 병행해 개발하는 방향도 검토된다.

대한간호협회는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중증 환자가 질 높은 간호·간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통합병동 이용 환자의 안전 및 서비스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동시에 사적 간병비 부담을 해소하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환자가 입원·수술부터 회복·요양, 퇴원 후까지 필요한 간병서비스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조속히 구축하여 국민들의 간병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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