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가 최근 “젊은 엄마들이 일찍 진료를 마치고 친구들과 브런치 타임을 즐기기 위해 소아과 오픈런이 벌어진다”라고 주장해 물의를 일으킨 우봉식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8일 소청과의사회는 임현택 회장 명의로 우 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소청과의사회는 “부모들은 밤새 아팠던 아이를 업고 그나마 남아있는 병·의원으로 뜀박질할 수밖에 없다”며 “어렵게 치료받고 나서 조부모나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 채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뒤로하고 직장으로 간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우원장의 발언은) 육아가 뭔지 전혀 모르는, 꼰대스럽기 이를 데 없는 발상”이라며 “의료 현장의 제대로 된 상황 파악이나 분석조차도 못 한 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의사들에 대한 국민 신뢰를 잃게 한 우봉식 원장은 당장 사퇴해야 마땅하다”라고 비판했다.
소청과의사회는 또 “현재 소아청소년과의 상황은 동네 의원부터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까지 모든 소아 의료 인프라가 철저히 붕괴됐다”며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낮은 진찰료에만 의존하는 수입 구조, 저출산, 코로나19 등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월급 받던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취업할 곳이 없어졌고, 이에 이 과목을 전공하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 의대학생들과 인턴들도 소아청소년과를 전공하지 않는다”라고 부연했다.
전날 복지부가 발표한 수련병원 140곳 대상 2024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1년 차 전기 모집 지원 결과 소아청소년과는 정원 205명에 단 53명만 지원했다. 지원율은 25.9%로 전체 과목 중 ‘꼴찌’를 차지했다.
이어 소청과의사회는 공동육아시스템을 도입한 스웨덴 사례를 언급하며 “의료정책연구원장이라면 이런 제도를 도입하라고 정부에 요구했어야 마땅하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우원장은 최근 발간한 의협 계간 ‘의료정책포럼’에 올린 시론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우원장은 “소아과 오픈런은 저출산으로 소아 인구가 줄면서 의원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일부 엄마들이 맘카페(육아 카페)에 퍼뜨리는 악의적 소문이나, 아침 시간에 환자를 데리고 몰려오는 워킹맘(일하는 엄마들)도 ‘오픈런’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러 젊은 엄마들이 일찍 진료를 마치고 아이들을 영유아원에 보낸 후 친구들과 브런치 타임을 즐기기 위해 소아과 오픈 시간에 몰려드는 경우도 있다”며 “‘소아과 오픈 때만 런’이지 ‘낮 시간에는 스톱'”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커졌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