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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업계 흔드는 ‘집게손’, 온라인 홍위병에 멍드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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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업계에서 촉발된 ‘집게손가락 모양 논란’이 산업계 전반을 흔들고 있다. 집게손가락 모양이란 과거 여성우월주의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남성의 성기를 비하하는 의미로 시작된 표현이다. 요즘 ‘남혐’의 상징적인 이미지로 통한다. 우리 사회의 ‘젠더 갈등’이 산업 현장으로 옮아가고 있으며 기업이 ‘사상 검증’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불매 운동까지 이어질 정도로 혐오 논란의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기업의 새로운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게임업계도, ‘10대 그룹’도 ‘몸살’

최근 논란은 넥슨 게임 ‘메이플 스토리’에서 출발했다. 지난달 공개한 홍보 애니메이션 영상 일부 구간에서 집게손가락 모양이 발견되자 항의가 빗발쳤고, 디렉터가 사과했다. 해당 영상은 삭제했다. 논란의 영상을 만든 외주 업체 ‘뿌리 스튜디오’에 대한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그러나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양대 노총과 한국 여성민우회 등 9개 단체가 넥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게 손’ 억지 논란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그러자 이번엔 민노총 산하 넥슨 노조가 “우리와 전혀 협의 없이 발표한 내용”이라며 탈퇴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넥슨의 또 다른 게임 ‘던전앤파이터’, ‘블루아카이브’,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 카카오게임즈의 ‘이터널 리턴’도 같은 논란에 휘말렸다. 다음 불똥은 ’10대 그룹’에 속하는 포스코로 튀었다.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신입사원 채용 영상에 집게손가락 모양이 확인되며 논란이 됐다. 포스코측은 별다른 입장 표명없이 해당 영상을 비공개처리 했다. 삼성전자도 사내 메신저와 게시판, 화장실 포스터 등에서 집게손가락 모양이 있다는 제보와 항의가 쏟아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이미지는 모두 수정되거나 삭제됐다.

‘혐오 프레임’ 갇히는 순간 양쪽에서 공격

‘혐오 논란’이라는 프레임에 씌워진 순간부터 기업은 양측으로부터 공격받는 구조가 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개인의 일탈을 막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며 고의성이 있었는지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며 “사과를 하지 않으면 안 했다고 공격받고, 사과하면 왜 했냐고 다른 쪽에서 공격받는다”고 했다. ‘여성시대’ ‘에펨코리아’ 등 대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관련 기사에 좌표를 찍고, 서로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댓글과 추천 작업을 하기도 한다. 중국 문화대혁명 시대에 우르르 몰려다니며 수천 년 역사가 서린 문화재를 파괴한 ‘홍위병’이 연상된다는 말도 나온다.

2년 전 GS리테일도 마찬가지였다. 2021년 5월, GS25의 캠프 광고 이미지에 집게손가락 모양이 쓰였다는 논란이 확산하며 남초 커뮤니티 중심 ‘불매운동’으로 번졌다. GS리테일이 문제가 된 이미지를 수정하겠다며 사과하자 “사과를 왜 하느냐”며 불매를 선언한 여초 커뮤니티도 있었다. GS리테일의 2021년 2분기 영업이익은 4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7% 줄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전년 대비 31.9%가 늘어난 587억원의 영업익을 올린 것과 대조되는 실적이었다. 유통업계 ‘대장주’ 자리를 한동안 BGF리테일에 내주기도 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사건 이후 모든 작업물에 대해 혹시라도 논란이 될 만한 것이 없는지 한 번이라도 더 체크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도 삼성전자가 논란이 된 이미지를 내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여초 커뮤니티에서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삭제 요구를 왜 들어주느냐”며 “갤럭시 말고 아이폰을 사겠다”는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다. 기업들은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예를 들어 MOU 상대방 등 협업하는 파트너에 대해 사전 조사를 할 때 포털에 ‘남혐’, ‘여혐’ 같은 키워드와 함께 검색해보기도 한다”며 “논란에 휘말리는 순간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의식하고 있다”고 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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